'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수사…직권남용 혐의 적용되나

2019년 10월 13일(일) 16:15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 2단계 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관련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광주시청과 광주시의회, 광주도시공사, 시 행정부시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담당 공무원을 대거 소환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반면, 광주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민간공원 2단계 사업을 추진했고 부당한 지시나 압력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13일 광주시와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은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핵심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민간공원 특례 2단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특정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압력이 있었는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평가표 등이 유출된 경위 등이다. 
그동안 진행과정을 보면 광주시는 지난해 11월8일 민간공원 2단계 사업 5개 공원 6개 지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중앙공원 1지구 광주도시공사, 중앙공원 2지구 금호산업㈜, 중외공원 ㈜한국토지신탁, 일곡공원 ㈜라인산업, 운암산공원 우미건설㈜, 신용공원은 산이건설㈜이 각각 선정됐다. 
선정 직후 일부 탈락업체들이 평가 과정의 불공정성, 선정 결과 사전 유출 등을 이유로 이의 신청을 하면서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특정감사 결과 일부 부적정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돼 재평가를 통해 2단계 우선협상대상자 6곳 중 중앙공원 1지구와 2지구 등 2곳을 변경했다. 
중앙공원 1지구 광주도시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자진 반납하면서 2순위인 ㈜한양이 선정됐고, 중앙공원 2지구는 우선협상대상자가 금호산업㈜에서 ㈜호반으로 바뀌었다. 
논란이 된 특정감사 착수 배경과 관련해 광주시는 '의혹 해소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라고 강조한다.  
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민간공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경찰 수사 가능성과 탈락한 업체들의 소송 가능성이 제기됐다.  
광주시를 담당하는 경찰 정보관은 정종제 부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 등에게 수차례 경찰의 수사 가능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감사위에서 의혹 해소 차원에서 표본조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돼 전체 6개 지구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김석웅 시 환경생태국장은 "시에서는 평가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감사위에서 확인하기로 했다"면서 "감사위가 11월14일 경합이 치열하면서도 근소한 차이로 선정된 중앙2지구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원녹지과의 계량평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오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위가 표본조사를 실시한 첫날 오류가 발견돼, 향후 탈락 업체가 소송을 제기하면 문제될 가능성이 컸다"며 "소송에서 패소하면 민간공원 특례사업 전체가 좌초될 수 있어 평가오류를 바로 잡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 결과를 토대로 재평가하면 향후 탈락업체가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본안 소송에서 이길 수 있어 평가오류를 바로잡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정감사 과정에서도 부당한 외압이나 지시는 없었다는 게 광주시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용섭 시장은 "민간공원 특례사업 변경과 관련 어떤 부당지시나 개입도 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다른 쟁점인 공무상 비밀누설 관련 혐의는 사전에 평가표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여부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가 발표되기 전 평가결과가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애초 시 담당공무원이 광주시의회 소관 상임위원장 등에게 선정 결과를 알렸고 이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체 확인 결과 상임위에서는 유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는 시의회의 다른 창구를 통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대규모 압수수색에 이어 공무원 소환 조사를 하고 있지만, 핵심 인물인 감사위원장이나 정종제 행정부시장 등은 아직 소환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최근 '피의사실 공표 금지' 등의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수사와 관련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검찰이 대규모 압수수색에도 직권남용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할 정도라면 이미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은 조만간 광주시 행정부시장 등을 상대로 감사 착수 배경과 우선협상대상자 변경 과정 등을 집중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대상과 기소 대상을 결정하고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번 수사와 관련해 "이번 달 안에 1차 수사 결과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광주시의 해명대로라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의 성립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시장이 광주시의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감사요청은 직무와 관련돼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광주시의 해명을 보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 적용된다.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신봉우 기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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