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무소각장 도서관에 거는 기대

2020년 02월 16일(일) 16:06

광주 서구 옛 상무소각장을 도서관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추진된 국제설계공모의 당선작이 결정됐다. 이번 공모에 출품된 국내외 134개 작품을 놓고 심사위원들이 평가한 결과 세르비아의 브라니슬라프 레딕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레딕의 작품은 지표면 아래의 공간과 소각장을 연결하는 브리지를 다양한 기능을 담은 독특한 공간으로 제시하고, 주변 공간의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뚜렷한 수평적 랜드마크를 형성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주를 대표하는 세계적 도서관은 오는 2022년이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동안 주민들의 폐쇄 요구가 끊이지 않았으며, 결국 지난 2016년 12월 가동을 중단한 상무소각장이 지역민의 문화 발전을 이끌 동력으로 재탄생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 도서관은 국비 156억8천만원과 시비 235억2천만원 등 총 392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1만1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다. 광주시는 올해 말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애초 군부대가 주둔했던 곳을 도시로 개발하면서 폐기물처리시설로 만들어진 상무소각장은 인근 주민들의 폐쇄 요구로 몸살을 앓다가 결국 2016년 문을 닫았다. 이후 광주시는 2년여간 전문가, 시의회, 현지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문화 재생사업으로 도서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관 적정성 평가와 승인, 행정안전부의 투자 심사 등을 거쳤으며, 한국건축가협회를 관리용역 대행사로 선정하고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실시했다.

상무소각장은 그동안 분쟁과 갈등의 상징이었지만 지역민들과의 합의를 거쳐 대표 도서관으로 건립되는 의미있는 과정을 밟고 있다. 상무소각장이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5년여 만에 광주를 상징할 대표도서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은 지역민과 행정당국이 힘을 합친 결과다. 광주시의 의도대로 정보통신(I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융복합된 세계적인 도서관으로 우뚝 선다면 우리 지역에서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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