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슈퍼추경 재정건전성 ‘역대 최악’…나랏빚 840조원 올 정부재정 112조 ‘적자’…GDP 대비 ‘사상최고’ 국가채무 전년대비 100조 순증…2차 추경서 21조↑

2020년 06월 03일(수) 16:49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가경정(추경)예산 편성이 추진되며 올해 나랏빚이 작년보다 100조원 증가한 840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사상 최고인 44%에 육박하고, 정부 재정적자비율도 외환위기 당시를 능가하게 됐다.

3일 정부가 공개한 2020년 제3차 추가경정(추경)예산안에 따르면 이번 추경 규모는 35조3000억원으로, 약 67%(23.8조원)를 적자국채로 조달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추경 소요재원의 약 30%(10.1조원)는 기존 예산사업 가운데 필수적이지 않은 부분을 쳐내는 지출구조조정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나머지(1.4조원)는 8개 기금의 여유재원을 털어 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 재정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일제히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이 사상 처음 5%를 넘어서게 됐다.

관리재정수지란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단순 제외한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3차 추경으로 관리재정수지는 본예산(71.5조원) 대비 40조7000억원 늘어난 112조2000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 연말 우리나라 가계부에 ‘112조 적자’가 쓰인다는 얘기다.

이런 재정적자를 나라경제 규모(GDP)에 견줘보면 5.8%를 차지한다.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1998년의 기존 최고치(4.7%)를 큰 폭으로 따돌렸다.

이 비율은 2차 추경 이후 기존 최고치에 약간 못 미치는 4.5%였다. 

이번 추경으로 재정적자 부담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다는 뜻이다.

본예산 기준 805조2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는 3차 추경안에 따라 840조20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에 따라 경제규모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9.8%(본예산)에서 43.7%까지 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가채무비율 43.7%는 정부가 2020년도 본예산을 짜며 2년 뒤인 2022년(44.2%)에야 넘을 것이라고 밝힌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가채무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2년 더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와 비교한 국가채무 순증 규모는 99조400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가채무 규모는 740조8000억원이었다.

통합재정수지도 본예산(30.5조원) 대비 45조9000억원 늘어난 76조4000억원으로 계산됐다.

급격한 재정악화 우려에 대해 정부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오르더라도 3차 추경 작업은 불가피했다”면서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가 또는 재정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의 국가채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크게 낮다’는 논리를 들었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의 절대규모 측면에서 GDP 대비 국가채무 43%는 OECD 국가의 110%에 비하면 상당히 재정 여력이 있고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재정건전성 관리를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3차 추경에 따른 국가채무, 적자부담 등 재정건전성에 대한 지적들을 잘 유념해 향후 재정의 중기적 건전성이 결코 약화되지 않도록 정부가 각별히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