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예능의 변신…‘맛남’→‘폐업요정’ 선한 영향력 지역 특산물·소상공인 살리기 취지 “사회적 가치 실현, 시청자들 공감”

2021년 05월 12일(수) 17:41

‘전복 4200박스 완판.’ 최근 전남 완도의 전복 어가 돕기에 나선 SBS 예능 ‘맛남의 광장’은 라이브 쇼핑으로 전복 4200박스를 판매했다.
이 같은 사례를 비롯해 최근 방송사들은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를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언택트 문화가 활발하게 형성되면서 그 효과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표주자는 ‘맛남의 광장’이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소비를 촉구하는 ‘맛남의 광장’은 지난해 8월 통영의 고구마 순을 시작으로 지역 특산물 판매 창구로 라이브 커머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방송 초반에는 백종원이 이마트, 오뚜기 등 친분 있는 기업 대표들에게 특산물 판매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하면서 현재는 프로그램에 안착한 상태다.
첫 라이브 쇼핑에서 고구마 순 200박스를 판매했고, 이후 양평 콩나물 300박스, 보성 쪽파 1000박스, 제주 참조기 2000박스, 마산 생홍합살 4000박스 등 줄줄이 완판에 성공했다.
다른 방송사들도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MBC는 라이브 커머스를 결합한 포맷으로 소상공인 돕기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폐업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취지로 기획된 ‘심폐소생 프로젝트-폐업요정’이다.
6명의 연예인은 팀을 나눠 심폐소생이 필요한 점포를 찾아 상품 판매 방송을 진행한다. 첫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는 반팔 티셔츠와 피크닉 가방 완판에 성공했고, 두 번째 방송에서는 수제화와 레깅스 판매에 나섰다. ‘폐업요정’은 2회로 편성됐으며, 지난 5일에 이어 오는 19일 방송된다.
KBS와 채널A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지역 살리기에 나섰다.
KBS는 지난해 파일럿으로 선보인 ‘보는 날이 장날-랜선장터’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오는 6월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랜선장터’는 우수한 농수산물을 소개하고 라이브 커머스로 소비자와 연결해 판매를 도와주는 예능이다. 두 지역 간 자존심을 건 대표 특산물 판매 대결을 진행하며, 코로나19로 활기를 잃은 농촌 지역의 부흥에 나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채널A는 ‘산지직송 프로젝트, 무작정 커머스’를 상반기에 방송할 예정이다. ‘무작정 커머스’는 콘테스트를 통해 우수한 지역 상품을 선정하고, MC들이 라이브 커머스에 참여해 상품 판매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생산자를 도와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다.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모두 선한 영향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 살리기를 위한 상품 판매를 강조하면서 이른바 ‘착한’ 예능을 표방하고 있다.
특정 업체를 위한 이익 창출이 아닌 상생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도 호응하고 있다. 여기에 예능이라는 포맷으로 재미를 더하며 시청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다양한 출연진을 비롯해 메뉴 개발, 판매 대결 등 방식으로 볼거리를 더해 시청률과 공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에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커졌고,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예능의 경우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며 “방송에서 유명인이 직접 지역 특산물 등을 판매하면 믿을 수 있는 직거래라고 생각하게 되고,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시청자들에게 유용한 좋은 상품이고, 일종의 명분과 스토리가 있을 때 공감을 얻게 된다”며 “사기업 이익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방송의 공공성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데, 일종의 절충점으로 사회적인 가치 실현을 커머스와 결합한 형태로 선보이면서 새롭게 돌파구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