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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오릉, 자운서원, 반구정 역사문화탐방을 다녀와서
2021년 06월 27일(일) 18:28
1년 이상의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전 국민이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듯한 답답한 생활을 자의반(自意半) 타의반(他意半)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가정에서도 마스크를 쓸 정도로 자나깨나 마스크를 써야 할 마스크시대다. 나는 마스크를 복면(覆面), 소(牛) 입에 씌우는 부리망, 머구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스크는 자기와 자기 가족과 남을 위하여 반드시 써야 하는 절대적인 필수품이 되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도 여러 가지다.
새벽에 일어나 집 부근 근린공원에 나가서 피톤치드를 발산한다는 전나무와 측백나무 아래에서 기도와 체조를 하고 온수로 샤워를 하고 일찍 집을 나섰다. 보슬비가 내리고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갈까말까한 마음을 접고 우산을 펼쳐 들고 늦지 않게 출발했다.
오전 8시,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청역에서 내려서 덕수궁 정문 대한문 앞에서 성균관대학교 스쿨버스를 탔다. 성균관대학교 출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성균경영인포럼이 주최하는 역사문화탐방이었다. 나는 ㈜한국제일무역 대표이사, 현재는 도서출판 백두산문학 대표로서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으로 약간 숨통이 트여서 집콕, 방콕생활에서 탈출하는 의미도 있어서 22명이 참가했다. 
먼저 찾아간 곳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서오릉(西五陵)이었다. 서쪽에 있는 5개의 왕릉이라고 해서 서오릉으로 부르고, 동쪽에 있는 9개의 왕릉이라고 해서 동구릉(東九陵)이라고 부른다. 사적 제198호 고양 서오릉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다른 조선왕릉들과 함께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경릉(敬陵), 창릉(昌陵), 명릉(明陵), 익릉(翼陵), 홍릉(弘陵) 등 5릉과 왕이 되지 못한 세자들의 묘인 순창원(順昌園)과 수경원(綏慶園), 숙종의 후궁이자 경종의 생모인 옥산부대빈 장씨(장희빈)의 대빈묘(大嬪墓)를 둘러 보았다. 홍릉은 명성황후 민씨가 묻혔다가 고종이 사망하면서 남양주시 금곡동으로 이장된 서울 동대문구의 홍릉(洪陵)과는 한자가 다르다. 구름이 햇볕을 가린 시원한 날씨에 하늘 높이 쭉쭉 뻗은 금강송 숲길을 걸어서 서오릉을 돌아보는 발걸음은 경쾌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있는 마장호수 물가를 돌아서 출렁다리도 걸어보고 호수를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는 멋과 맛도 산뜻했다.
파주시 법원읍에 있는 자운서원(紫雲書院)을 찾았다. 성리학의 기초를 세운 퇴계(退溪)  이황(李滉)을 계승하여 성리학을 체계화한 율곡(栗谷) 이이(李珥)를 기리는 서원이다. 시서회(詩書畵)에 능한 어머니 신사임당(申師任堂)의 친정인 강릉시 죽헌동 오죽헌(烏竹軒) 외가에서 태어났다. 자운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손되었다가 다시 복원되는 수난도 겪었다.
35세 많은 영남학파의 거두 퇴계를 찾아간 기호학파(畿湖學派)의 율곡을 감동적으로 맞이한 퇴계와의 만남은 교훈적이다. 율곡은 서경덕이 선구자인 주기론(主氣論)을 완성하여 경험적 현실 세계(主氣)를 중요시하는 동시에 관념적 도덕 세계(主理)를 존중하는 새로운 철학 체계, 조선의 성리학을 집대성했다. 율곡은 현실 문제를 과감하게 개혁할 것을 주장한 경세가이기도 해서 임진왜란을 대비한 십만 양병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파주시 문산읍 임진강 강변에 있는 반구정(伴鷗亭)에 올랐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개성 송악산도 보인다고 한다. 1449년(세종 31년) 황희(黃喜)가 87세의 나이로 18년간 영의정을 재임하고 물러난 후 갈매기를 벗삼아 여생을 보낸 곳이다. 조선 건국 초기 정치적 격동기에 당시 세자였던 양녕대군 폐위를 반대하다가 남원으로 귀양가는 등 부침도 겪었다. 
오늘날에도 존경받는 조선의 최장수 재상으로 소신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관용과 배려를 보인 리더쉽을 갖춘 최고의 명재상이었다. 비 새는 초가집에 헌 이불과 서책이 전부인 청백리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만족을 모르는 탐욕스런 현대인들에게 반구정은 잠시나마 휴식과 힐링을 주고 있다. 
넉넉한 리더쉽을 갖춘 성균경영인포럼 전용주 회장님과 헌신적으로 봉사하시는 이증상 사무총장님, 사업보국의 길에서 출중한 경영자들인 선후배 회원님들의 성실한 참여와 협조로 역사문화탐방은 매우 보람되고 유익했다. 특히 문사철(문학·사학·철학)에 두루 능통하여 사람들을 감동시킨 오원석 성대 경영전문대학원 특좌교수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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