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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몰래 설치한 '스파이앱'…대법 "증거능력 없어"

1심·2심 모두 스파이앱 대화·통화 녹음 증거 채택
가정소송엔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적용 안돼
대법 "불법 감청으로 녹음된 통화 증거능력 없어"

2024년 05월 19일(일) 16:41
배우자 몰래 스마트폰에 '스파이앱'을 설치해 확보한 대화·통화 내용은 증거 능력이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A씨가 상간녀를 상대로 제기한 혼인 관계 파탄에 따른 위자료 및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1000만원을 위자료로 지급하라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의사였던 남편 B씨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던 C씨와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부는 바로 이혼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엔 A씨의 외도가 남편 B씨에게 들키면서 관계가 악화돼 2021년 3월 협의 이혼했다.
A씨는 이혼 이후 "배우자 B씨와 C씨의 외도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C씨를 상대로 위자료 33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A씨가 남편 B씨의 휴대전화에 설치한 '스파이앱'을 통해 C씨와의 대화·통화를 녹음한 파일들을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C씨는 스파이앱을 통해 녹음된 대화·통화들이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됐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위법한 절차에 의해 수집된 증거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이 적용된다. 다만, 민사소송법상 가사소송에선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가 제출한 대화·통화 내역을 증거로 채택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 판결이 정당하므로 이유가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해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A씨가 스파이앱을 통해 수집한 증거에 대해선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한 행위는 전기통신의 감청에 해당한다"며 "불법감청에 의해 녹음된 전화통화 내용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관한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나 부정행위를 인정해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일부 인용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했다.
서선옥 기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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