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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 없다" 계급 인플레이션에 경찰 조직 떠나는 경감들

광주·전남경찰청 명퇴자 75% 이상이 '경감'
'간부 경찰' 옛말…"현장 뛰고 후배와 경쟁"
이달 근속 승진 비율↑…명퇴 더 증가할 듯

2024년 07월 07일(일) 16:50
계급 인플레이션 현상에 경찰 조직 내 경감 계급의 비중이 늘자 광주·전남 경감 경찰관들의 명예퇴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경감의 근속 승진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조직을 떠나는 경감들의 숫자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명예퇴직을 한 경찰관은 ▲2020년 42명 ▲2021년 44명 ▲2022년 59명 ▲2023년 73명으로 집계됐다. 3년 새 무려 73.8%(31명)가 늘어난 것이다.
그 중에서도 경감 계급 경찰관의 명예퇴직 사례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명예퇴직자의 계급별 비중을 보면 경위는 88.10%(37명)→70.45%(31명)→62.71%(37명)→24.66%(18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경감은 7.14%(3명)→20.45%(9명)→35.59%(21명)→75.34%(55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 상반기(1~6월말) 기준 광주·전남경찰청의 명예퇴직자는 총 80명으로 이미 지난 한해(73명) 퇴직자 수를 넘어섰고, 이 중 75%에 달하는 60명이 경감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가 올 6월까지 31명의 명퇴자 중 77.42%(24명), 전남은 49명 중 73.47%(36명)가 경감이었다.
경감 계급의 경찰이 정년을 채우지 않고 명퇴를 택해 조직을 떠나고 있는 배경에는 경감 계급의 급격한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12년 경감 근속 승진이 도입됐고 2020년 12월 근속 기간이 10년에서 8년으로 줄었다. 경위로 8년 이상 근속하면 상위 40%는 경감으로 진급할 수 있어 경찰 조직 내 경감 비중이 커졌다.
이에 시·도 경찰청에서는 반장, 일선 경찰서에서는 계장이나 팀장, 일선에서는 지구대장이나 파출소장 등 관리자급 보직을 맡았던 경감은 이제 경찰서에서 실무를 맡거나 지구대에서도 팀원으로 일하는 경우마저 생기고 있다.
광주의 한 경감 계급의 경찰관은 "경감인데도 보직을 받지 못해 경장이나 경사 때 하던 현장 실무를 본다"며 "젊은 후배들과 같이 현장을 뛰고 경쟁까지 해야 하는 등 경감이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찰은 계급이 뚜렷한 조직인 탓에 보직을 받지 못한 경감들은 그 고충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감들의 명퇴 사례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부터 경감 근속 승진 비율이 기존 40%에서 50%로 확대되면서 경찰 조직에서의 경감 계급 과포화 상태가 더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찰관은 "경위 계급에 근속이 도입된 이후 경위 인원이 급증했던 것처럼 경감 역시 그럴 가능성이 크다"면서 "간부 경찰로 여겨졌던 경감도 결국 순경이나 경위처럼 실무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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