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농가소득 '주춤' 김 호황에 어가소득 '껑충'…빚은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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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폭염에 농가소득 '주춤' 김 호황에 어가소득 '껑충'…빚은 역대 최대

농가소득, 전년比 0.5%↓…5000만원선은 유지
여름철 폭염·겨울철 폭설로 '농업소득' 14.1%↓
어가소득, 김양식 호황에 첫 '6300만원' 돌파
농어가 빚 '역대 최대'…가계 부담은 무거워져

[호남신문] 지난해 농가와 어가의 경제 상황이 엇갈렸다. 농가소득은 1년 전보다 소폭 감소하며 주춤했지만, 어가는 어업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소득을 기록했다.
특히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은 지난해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폭설 등의 영향으로 14% 넘게 쪼그라들었다. '어업소득'은 김 양식 판매 호조로 30% 이상 뛰었다.
다만 농어가 모두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농어민을 짓누르는 '가계 부담'은 한층 무거워졌다.

◆농가소득, '축산 부진'에 주춤…공익직불금 확대로 5000만원 선은 유지

통계청 발표한 '2024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5059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0.5% 줄었다.
농가소득은 2023년 사상 처음으로 5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당시 농가 소득은 5082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한 바 있다.
소득 종류별로는 농업소득이-14.1%로 크게 줄었다. 농업외소득(0.7%)과 이전소득(6.1%), 비경상소득(5.5%)은 증가했다.
전체 소득 구성 비중은 농업외소득(39.8%), 이전소득(36.0%), 농업소득(18.9%), 비경상소득(5.2%) 순이다.
농업소득을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농업소득은 957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156만8000원(-14.1%) 감소했다.
농업총수입은 3684만9000원(-2.8%)으로 줄었고, 농업경영비는 2727만3000원으로 1.8% 증가했다.
농업소득률은 26.0%로, 최근 5년 중에서 가장 낮았다. 농업소득률은 2020년 32.8%, 2021년 34.9%, 2022년 27.4%, 2023년 29.4%를 기록한 바 있다.
농업외소득은 2014만7000원으로 0.7% 증가했다. 이 중 겸업소득은 3.1% 감소했으나 사업외소득은 2.7% 증가했다. 농업외소득 구성 비중은 겸업소득 32.6%, 사업외소득 67.4%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가소득이 14% 넘게 감소한 데 대해 "지난해 축산 수입이 11.2% 감소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해 여름철 역대 최장기간 폭염으로 가축 폐사가 많았고, 11월에는 폭설이 내려 농가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이어 "이외에도 축산 농가의 고령화로 축종 마릿수가 줄어들고 있는 점, 한우 가격이 하락한 점, 인건비·경비 같은 경영비가 크게 늘어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농업소득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에서도 농가소득이 5000만원 수준을 유지한 것은 공익직불금 등 이전소득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이전소득은 지난해 1824만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공익직불금 등 공적보조금이 증가(7.2%)한 영향이다. 다만 사적보조금은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비경상소득은 263만4000원으로 5.5%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추가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해 공익직불금 지급액은 2조5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고,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농업인수당도 8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며 "농업인의 국민연금 수급 인원 및 금액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또 "농업총수입 감소는 쌀 생산과잉으로 인한 쌀값 하락, 한우·육계 도매가격 하락, 한우 과잉 해소를 위한 사육마릿수 감축 등으로 축산 수입이 감소한 것이 주 원인"이라며 "이는 일시적 수급상황에 따른 영향으로, 장기적인 농가소득 증가 추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어가소득 사상 첫 '6300만원' 돌파…김 양식 호황에 '역대 최고'

지난해 어가 연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16.2% 뛴 6365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역대 최대 소득이다.
소득은 모든 항목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어업소득은 2788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 어업총수입은 8777만6000원(11.9%↑), 어업경영비는 5989만1000원(5.0%↑)로 나타났다.
어업소득률은 31.8%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어업소득률은 2020년 29.8%, 2021년 25.5%, 2022년 24.9%로 3년 연속 하락하다가 2023년 27.3%, 2024년 31.8%로 증가세 전환했다.
어업외소득은 1536만2000원으로 5.0% 증가했다. 겸업소득은 소폭 감소(-0.4%)했으나 사업외소득은 9.6% 증가했다. 어업외소득 비중은 겸업소득 43.6%, 사업외소득 56.4%였다.
이전소득은 1756만6000원으로 8.5% 증가했다. 공적보조금(8.3%)과 사적보조금(18.3%)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비경상소득은 283만9000원으로 11.6%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어업 생산액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특히 양식업 중에서 김 판매 호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 농어가 빚 '역대 최대'…대출 확대 여파로 증가세 지속

농어가의 소득이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농어가가 빌린 '빚' 또한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가 평균부채는 전년 대비 8.3% 증가한 450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농가 평균부채가 45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부채는 농업용(1681만1000원)과 겸업·기타용(1617만5000원), 가계용(1203만원) 모두 증가했다.
어가의 평균부채도 6.5% 증가한 7082만6000원으로 확인됐다. 어가 평균부채 역시 7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가 평균자산은 6억1618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으며, 유동자산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어가 평균자산은 5억3386만8000원으로 3.8% 증가했다.
농가의 연평균 가계지출은 전년 대비 3.6% 오른 3931만7000원을 기록했다. 어가의 경우 3582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어가 평균 부채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은 정책 자금 융자 한도 상향 등 정부 차원의 대출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선제적 수급관리를 통한 안정적 농산물 공급, 공익직불금 예산 지속 확대, 재해·가격하락에 대응한 수입안정보험 가입률 제고, 재해지원 확대 등 농가 소득 및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호남신문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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