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트럼프 막말에 '발끈'

2015년 12월 09일(수) 16:59

미국 공화당 대선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테러를 막기 위해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전 세계적인 힐난을 받고 있다.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으로 온 세계가 바짝 긴장한 시점에 테러 세력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의 무슬림 입국 금지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하크 대변인은 반 총장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와 인종·종교 단체, 이민자 등을 적대하는 모든 형태의 발언에 반대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며 트럼프 후보의 말은 "분명 이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하크 대변인은 유엔은 이슬람공포증(Islamaphobia), 제노포비아를 비롯해 특정 세력에 대한 증오 조장에 의존하는 어떤 형태의 수사도 용납돼선 안 된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대표는 트럼프 후보의 "극도로 무책임한" 발언은 선량한 무슬림을 위해하고 급진주의 세력의 손에 놀아나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후세인 대표는 "정치 지도자들이 소수자들을 경멸적으로 묘사하며 말로 소란을 조장하는 것은 현 시점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인은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잠재적 영향을 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슬림 역시 기독교인, 유대인, 힌두교도, 불교도 등과 마찬가지로 급진 테러단체의 희생량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서방 대 이슬람이 아니라 폭력 급진주의자 대 나머지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지 않는다면 지난 2001년 9.11 테러 같은 참사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 내부적으로도 비난 세례를 받았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멜리사 플레밍 대변인은 "미국 선거 유세에서 사용된 수사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정착 프로그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이주기구(IOM)의 조엘 밀맨 대변인은 "종교에 기반한 편견과 차별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돕고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조약에 완전히 대치된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럼프 후보의 주장은 테러리즘과의 싸움에 "분열을 초래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헬렌 바우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급진주의나 이같은 유해한 이데올로기에 맞서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하는지에 관한 캐머런 총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바우어 대변인은 캐머런 총리가 "정치인들이 공동체를 뭉치게 할 방법을 검토하고 테러리스트들은 이슬람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파리 연쇄 테러를 겪은 프랑스의 마뉘엘 발스 총리도 입을 열었다. 발스 총리는 트위터에서 캐머런 총리의 주장에 동조하며 "트럼프 후보는 증오와 혼란을 부추긴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이라고 강조했다. 
스테판 디옹 캐나다 외무장관은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두고 "캐나다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것"이라며 "캐나다에서는 미국에서 나온 얘기와 같은 접근법을 취하는 정당이 없다"고 일축했다. 

/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