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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원위(ONEWE)', 10년 역사 흐름에서…밴드의 시대 만나다

군백기 마치고 완전체 컴백…K팝 아이돌 밴드 주목
다섯 멤버가 같은 꿈을 모여 음악을 해온 지 10년째

2024년 04월 17일(수) 15:55
바야흐로 K팝은 밴드의 시대. 조용하고 성실하게 내실을 다져온 밴드 '원위(ONEWE)'가 기지개를 켠다. 다섯 멤버가 같은 꿈을 모여 자신들이 만든 음악을 해온 지 10년째.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는 말을 눈앞에 실현시킬 일만 남았다.
신보 '플래닛 나인 : 아이소트로피(Planet Nine : ISOTROPY)'는 여러 의미에서 원위에게 뜻깊은 작업물이다. 용훈(29·메인보컬)과 강현(25·기타)이 전역 후 완전체로 발매하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첫 시작 같다. 모든 멤버가 자작곡을 수록하며 음악성을 보여주는 인증서이기도 하다. 리더인 용훈은 "데뷔 앨범을 내는 마음으로 이를 갈았다"고 강조했다.
타이틀 '추억의 소각장 (Beautiful Ashes)'은 원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곡이다. 용훈과 기욱(24·랩 겸 베이스)이 작사·작곡을 하고, 강현과 하린(26·드럼)이 편곡을 했다. 그리움과 후회를 가감 없이 표현한 슬픈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특징이다. 원위만의 벅차오르는 분위기로 가득하다.
리스너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지리스닝의 틀을 유지했고, 공감을 더하도록 10번의 가사 수정을 거쳤다. 작업할 때마다 곡자의 의견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멤버들은 이번에도 팀워크를 발휘했다. 용훈은 "후렴 부분을 딱 한 번 들려주고 따라 부르라고 했다. 몇 명은 따라 부르더라. 쉽긴 쉽나 보다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동명(24·보컬 겸 키보드)은 "초안을 들었을 때 파트도 안 정해져 있는데 각자의 목소리나 장점이 보이고 들리는 것 같았다. 이거다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용훈은 "원위 표 J팝스러운 곡"이라고 소개를 덧붙였다. "J팝은 서정적인 곡들도 많은데 비트는 빠르다. 슬프면서 벅차오르는 게 많다"며 "멤버들에게 추상적으로 오더를 내렸는데 찰떡같이 알아듣고 편곡을 잘 해줬다"고 만족했다.
강현은 "처음 듣자마자 원위의 색깔이 짙게 나오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악기들의 색깔을 덧입혀 원위의 색이 나오게 작업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하린은 "J-밴드의 노래를 되게 좋아하고 워낙 그런 노래를 많이 듣다 보니까 용훈이 형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얼추 알겠더라. 너무 J팝스러우면 리스너들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저희만의 방식으로 어울릴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에게 이번 작업은 설렘의 연속이었다. 팀을 결성하고 한 번도 서로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멤버들이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실용음악학원에서 만나 버스킹부터 시작해 'MAS 0094(마스 공공구사)'라는 이름으로 데뷔하고, 원위로 이름을 바꿔 재데뷔하기까지 이들의 역사는 유구하다. 역사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더 커졌다. "멤버들끼리 모인 지 10년이 넘어서 돈독한 걸 넘어서 삶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에요.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하나의 원이 됐다는 느낌이에요."(하린)
동명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남은 3명의 멤버들이 솔로로 활동했는데 원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였다"고 털어놨다. 기욱은 "솔로 활동을 하면서 실력적으로 많이 늘었지만 약간 외로움이 있었다. 형들의 빈자리가 이렇게 컸다는 걸 실감했다"며 "한시라도 빨리 형들이 와서 완전체로 활동하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는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왜 그런가 생각해 봤더니 오랫동안 익숙한 것들이 떠나가면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서 더라고요. 버티기 힘들었는데 (완전체 합주 후) 왠지 모르게 이 자리가 메워졌어요. 어색한 기운도 돌면서 익숙하고 설레는 감정이었어요."(하린)
원위의 열정이 다시 충전되는 지금은 재도약하기 딱 좋은 시기다. 최근 데이식스, 루시 등 아이돌 밴드의 음악이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는 등 주류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위는 10년간 밴드 생활을 해 온 팀으로서 지금의 분위기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감사한 일이에요. 불과 2018~19년도만 해도 '밴드 음악은 메이저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죠. 저희도 노력했고 다른 밴드들도 많이 노력해서 인기를 체감하는 것 같아요. 이제 K팝 시장 안에서 메이저가 됐구나 싶어요. 그런데 저희가 같이 이름을 올리는 것에 동조해도 되나요?"(동명)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진 건 고무적인 현상이다. 멤버들은 이전에는 음향 시설의 열악함과 밴드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MR 공연을 권유받는 일도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는 존중받을 수 있는 무대가 생기고, 주변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같은 소속사 아이돌 그룹 '원어스' 멤버 시온(24)과 쌍둥이 형제인 동명은 특별히 더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아이돌들은 상대적으로 TV에 많이 나오지 않나. '나도 쉬고 있는 건 아닌데. 공연 많이 하는데' 싶었다. 그런데 이제 밴드도 TV 틀면 많이 나온다. 집안에서 현재 나의 입지는 높다. 이번 앨범으로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원위의 이상향을 그리고 있는 밴드는 데이식스다. 수년 전 곡이 우연한 기회에 역주행을 하고, 덩달아 명곡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그림이다. 원위 역시 차곡차곡 좋은 노래들을 쌓아왔기 때문에 언젠가 조명 받을 날들을 기다리고 있다. "저희가 자부하는 건 히트곡 하나가 생기면 그동안 냈던 곡도 올라올 것 같다는 거예요. 이전 곡들도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했거든요."(강현)
목표로 삼고 있는 건 가요 시상식이다. 데뷔 이래로 한 번도 시상식 무대에 선 적이 없다. 동명은 "시상식을 보면 그 해 가요계에서 가장 잘 된 팀들이 나오지 않나. 밴드가 하이라이트 순서에 나올 수 있는 순간이 있었으면, 그게 우리였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그랬듯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밴드의 장점을 장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용훈은 "얼마 전에 재계약을 했다. 그걸 계기로 멤버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마음만 맞으면 하고 싶은 음악을 오래 할 수 있지 않냐고"라며 "우린 5년이 됐든 10년이 됐든 하나에 빠지면 그것에 관한 곡을 쓴다. 그 상황에 맞게 곡을 내면서 철없이 지내지 않을까 싶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누구 노래 같다는 말을 하잖아요. 앞으로 어떤 노래를 듣고 '원위 노래 같다'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원위라는 팀 이름 자체가 장르에 가까워졌으면 해요."(동명)
"원위가 곧 장르입니다."(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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