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염전 노예사건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목포역 인근 뒷골목에서는 지금도 염전노예매매가 진행 중이다. 공공연한 비밀일 뿐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삶을 부지해가는 사람들도 있다. 해가 목포 앞바다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 골목 저 골목에서 호객행위가 이뤄진다. 대부분의 여성들은60~70대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역전에서 방황하는 인부들이다. 역전방문자들은 알겠지만 밤낮으로 노숙인들이 죽치고 있다. 이들의 몸에서 품어 나오는 악취는 방문객들에게 역겨움까지 선물한다. 이렇게 지내다가 염부로 팔려나가는 것이다. 염전이나 김 양식장 업주, 고기잡이배 선주들이 인력의 대부분을 여기에서 구한다는 것이다. 직업소개소를 통하면 소개비를 많이 내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직접 와서 인부들과 흥정한 후 상호간에 조건이 맞으면 노숙인들의 밀린 방값, 술값 등을 대신 내주고 데려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의 큰 문제는 지적장애인들이다. 지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권리행위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가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제대로 인지 못하고 따라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번 끌려가면 죽도록 일하게 되고 받는 것은 없을 것인데도 말이다. 거처도 짐승우리 같고, 먹을 것도 엉망이다. 매질 등 구타를 당하기도 일쑤다. 그들의 몸을 보면 총천연색인 경우도 있다. 오랜 세월동안 맞은 상처가 나이테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눈뜨면 뜨거운 뙤약볕에서 짐승처럼 일해야 하고, 밤이 되면 짐승우리 같은 곳에서 새우잠을 자야 한다. 이렇게 산 세월들이 십 수 년 또는 이삼십년이 된다. 이런 비참한 생활을 결코 존엄한 인간의 삶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지옥과 같은 삶을 선물해주고 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이 결국 곪아터져서 신안문제가 작년도에 전국적인 뉴스거리가 된 것이다.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로서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을 노예장소에서 구제해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후처리가 더욱 큰 문제로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별리되어 살았기 때문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더라도 동화가 잘 되지 않는다. 상당수 가족들은 그들 또한 생활이 넉넉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구제된 사람들의 나이도 5,60대가 보통이었기 때문에 이미 부모가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형제자매들이 제대로 돌봐주는 경우도 드물었다. 심지어는 가족들이 염주에게 연락해서 다시 염전으로 보내는 경우까지 있다고 할 정도다. 단, 일시적으로 대접받는 경우도 있다. 배상금을 받는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형제자매들이 전국에서 온다. 대단한 형제애도 구사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배상금을 제대로 피해자가 활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다 사라질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더 상처받은 노숙자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실제로 필자도 경험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이런 저간의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들의 안식처는 그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은 국가와 사회가 그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도, 인권단체 등 시민단체에서도 떠들어대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작년에 염전피해자가 부랑인 생활시설로 인계되어 생활하다가 나가버린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의 행방을 찾는 것이나, 찾았을 경우 그를 보호할 방도는 그 누구도 갖고 있지 않았다. 자기소관이 아니라는 말만 할 뿐이다. 이게 바로 우리 사회현상이다.
2024.05.08(수) 16: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