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을 다녀왔다. 광주 송정역에서 12시40분발 KTX를 탄지 약 2시간 후 용산역에 내려 회의장소인 서울역 3층으로 갔다. 회의를 마치고 다시 광주 송정역에 도착한 시간은 6시50분 정도였다. 반나절 생활권이 된 것이다. 이제 서울은 먼 곳이 아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서울과 광주 간에 교류가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이미지가 좋아야 한다. 이미지 형성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역시 미소다. 사람을 판단하는 곳은 얼굴이다. 때문에 얼굴을 어떤 형태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격은 물론 사는 곳까지 평가를 받게 된다. 지역 주민들 각자에 대한 평가가 곧 우리지역의 평가가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지역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별로 없다. 무뚝뚝함이 줄줄 흐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는 우리지역 뿐만은 아니다. 한국 사람들 자체가 그렇다. 아파트 같은 동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수없이 부딪치면서도 아는 체조차 않는 사람들도 있다. 상대방이 인사를 건네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답해주기도 한다. 그 마저도 응대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치 무슨 원수나 진 사이처럼 말이다. 요즘은 국제화시대이다. 때문에 유럽여행도 많이 가봤을 것이다. 그 쪽 사람들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도 눈이 마주치면 눈인사를 해준다. 아주 자연스럽다. 분위기가 좋아진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랫동안 다져진 습관이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자고로 옛 어른들은 남자는 특히 입이 무거워야 한다고 했다. 잘 웃는 등 감정표현을 잘 하면 가볍고 실없는 사람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그런 사고가 아직까지도 잠재되어 있어서인 것 같다. 특히 우리지역은 역사적으로도 그리 대접을 받지 못한 곳이다. 특히 고려시대부터는 노골적인 차별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고려의 건국자 태조 왕건이 훈요십조에서 차령 이남의 사람을 등용치 말라고 할 정도였다. 차령산맥 이남은 전라도를 말한다. 왕건이 후백제의 맹주 견훤에게 상당히 혼이 났던 모양이다. 이 정도로 우리지역민을 싫어했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무게중심은 우리지역을 벗어나 개성과 경주로 이동해 굳어졌다고 본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수많은 설움을 당한 곳이 바로 우리지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을’로서의 본능적인 방어정신까지 곁들여서 이렇게 무뚝뚝해졌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이다. 여기에다 유교사상도 단단히 한 몫 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젠 바꿔야 한다. 우리가 살기위해서도. 특히 금년도에는 KTX의 고속화에 이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도 개최된다. 불과 두 달 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문을 연다. 빛 가람 혁신도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에는 타 지역의 엘리트그룹들이 입주해서 일하는 곳이다. 그들은 우리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함께 걸음 하는 우리의 이웃이다. 때문에 첫인상부터 좋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웃어야 한다. 각종 생활문화도 뿌리를 내려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2014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남의 교통문화지수는 68.5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7위였다. 광주 역시 하위권이었다. 특히 광주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 점유율’과 ‘어린이보호구역 불법주차 점유율’ 부문이었다. 민도가 낮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제부터라도 낡은 사고와 습관을 타파해가도록 노력하자.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해서.
2024.05.08(수) 16: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