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 우리가 숨 쉬는 곳을 이렇게들 부르고 있다. 부정적 작태들이 날마다 영상매체를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를 도배질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한가운데에는 역시 정치인, 경제인, 학자 등을 비롯한 소위 사회지도급 인사라는 계층이 좌정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썩어빠진 작자들을 지도층이라 하는가.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위가 높다고 인격까지 높은 것은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인격을 잣대로 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지위로 평가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말 값을 하기 위해서라도 좀 절제할 수는 없을까. 최소한 선을 가장한 행위라도 할 수는 없을까. 높은 지위에 올라선 사람들일수록 국민들을 발판으로 삼은 것 아닌가. 때문에 최소한의 예의라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 이 말이다. 그런데도 몰염치가 극에 달한다. 철면피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판만 한다고 세상이 바꿔지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스스로를 먼저 성찰하는 습관부터 가져야 한다. 그래야 세상은 전향적인 방향에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찰만해서도 안 된다. 거기에서 나온 긍정적 결과물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실천에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봉사하는 삶, 지지해 주는 삶, 사랑해주는 삶 등으로 말이다. 성서에 “나는 눈먼 이에게 눈이 되고 다리 저는 이에게 다리가 되어 주었지.”(욥 29장 15절)라는 구절이 나온다. 욥기는 권위가 있고 높은 자리에 있던 의로운 욥이 곤경에 처한 이들을 어떻게 섬겼는지를 알려준다. 욥은 가련한 이와 고아와 과부를 도와주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 당시의 율법에서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부정한 자로 취급되던 자들에게까지도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서슴없이 도와줬다. 이게 바로 참사랑이다. 참사랑은 심판하지 않는 나눔이다. 남이 칭찬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좋은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거짓 겸손을 갖는 것도 아니다.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선의를 행하는 것이다. 참사랑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위선으로라도 선을 베풀었으면 한다. 빈사상태의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 당장 우유 한 잔과 빵 한 조각을 먹지 않으면 10분 이내에 유명을 달리한다. 이때 세 부류의 사람이 지나간다. 첫 번째 사람은 매우 무심한 사람이다. 세상일에는 관심도 없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다. 때문에 이 사람을 본체만체하며 그냥 지나가버린다. 두 번째 사람은 평상시 솔직하기로 유명하다. 세상에 이롭지 않은 사람은 기생충이라면서 도와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당연히 빨리 죽어버리기를 바라며 지나가버린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사람은 위선자다. 대중 앞에서는 선행을 하지만 없는 곳에서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도움을 요청해도 국가가 할 일이라면서 거절한다. 그런데 마침 지나가면서 이 극한인을 만났다. 주변에 사람들도 많다. 때문에 스스럼없이 빵과 우유를 사와서 먹여준다. 박수를 받는다. 매우 흡족해 한다. 그 결과 극한인은 생명을 부지하게 된다. 이 세 부류 중 독자들은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 누가 고귀한 생명을 살려주었는가. 그래서 위선도 때로는 선이라는 것이다. 최선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차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욥처럼 살아봄은 어떨까. 아니면 위선이라도.
2024.05.08(수) 16: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