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본 우리 사회의 진단과 처방

2016년 08월 30일(화) 16:41

지난 주 금요일 대전 중구 선화동에 있는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한국정치학회와 대전미래기획포럼이 주관하는 제15회 대전미래기획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대전정책엑스포 2016 ‘지역조정제가 대안이다’는 주제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지방 정부와 지방 정부 간의 관계와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토론하고 탐색해 보는 자리였다.
주제를 발표한 대전발전연구원 유병선 박사는 지방자치와 지방 분권이 제대로 되기 위하여 재정 분권과 재정 자립이 중요하고, 결론으로 중앙정부가 민주정부가 아니면 지방재정도, 지방자치도 발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요 선진국 지역조정제를 연구한 결과는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 중요하고 우리나라의 재정제도는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방 정부의 재정자립도는 공무원의 급여도 줄 수 없는 지방차치단체부터 완전한 재정 자립을 하고 있는 자치단체도 있다.      
이번 포럼의 마무리 성격으로. 정치학자 백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정 의장은 ‘희망의 정치 국민의 국회’라는 스피치를 했다. 지난 4·13 총선은 여소야대와 3당체제라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정치혁명을 이루어서 정부와 여당, 정부와 야당, 여당과 야당, 야당과 야당 간에 혼자서는 정국을 이끌어갈 수가 없게 만들어 버렸다. 실로 절묘한 균형을 만들어 준 우리 국민은 정말 위대한 국민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여소야대가 된 20대 국회를 이끌어가는 입법부 대표로서 정 의장은 남다른 각오와 평소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날 여대야소 국회가 야당은 별 힘을 못 쓰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야당으로 비난받고, 다수 여당이 지배하는 국회는 행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통법부(通法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경우가 많았다. 전북 진안 출신으로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등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 1번지라는 서울 종로구에서 당선된 6선의 정 의장이 밝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요약한다.
첫째는 경제위기다. 빈부 격차의 심화와 금수저·흙수저의 논란, 양국화의 폐단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되었다. 한국 사회의 4대 파워엘리트는 경상도, 서울대, 고시(考試), 재벌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청년들의 실업과 신용불량 상태도 심각하다. 연애와 결혼, 출산과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 세대들의 문제 등 사회적 약자들과 서민들의 민생 문제 해결이 정치권과 국민이 함께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둘째는 남북관계의 위기다. 한반도의 평화 위기라고 할 수도 있다. 안보의 중요성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동의한다. 그러나 안보만 강조해서는 평화와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화와 교류를 통해서 평화와 통일의 길을 한 걸음씩 걸어가야 한다. 북한 핵이나 미사일의 위험을 우리 국민들이 별로 느끼지 않다가 이번에 북한이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보고서야 민방위 훈련을 하는 등 위험을 실감하고 있다. 대결과 적대감만 조성하고 고취하는 대북 통일정책은 재검토되고 조정되어야 한다.
셋째는 민주주의의 위기다. 민주주의 위기라고 하면 지금 민주주의가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의 헌법은 1987년 6월 항쟁의 투쟁 결과 쟁취한 헌법체제로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帝王的) 대통령제다.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국회와 중앙 정부 다른 기관에 분산시켜야 한다. 부통령을 두는 제도나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 여러 가지 개헌안이 공론화하여 많은 토론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불신 받고 있는 정치권과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찾으려면 국회의원들이 먼저 특권을 내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되어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위원회’를 민간 전문가들 15인으로 구성해서 작업하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이 200가지라고 해서 물어 보았더니, 남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그렇게 알았다고 하는 대답을 들었다. 
국민에게 짐이 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희망의 정치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민의 국회가 되고자 애쓰고 있는 정 의장에게 질의하려다가 시간 상의 제약을 배려하여 아껴둔 말이 있다. 이 세상 만사가 상대적이고, 작용(Action)에는 반드시 반작용(Reaction)이 따른다. 개혁에는 반개혁이 따르고, 진보에는 보수가 있다. 혁신에는 저항이 있다. 혁신의 대상인 힘이 있는 기득권층은 권력과 금력, 언론까지도 동원하여 교묘하고도 완강한 저항과 반작용으로 공격하고 기습한다. 지금의 포부와 계획을 굽히지 말고 지혜롭고 끈기 있게 추진하여 소기의 성과를 이루기를 웅원 한다.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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