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과 서영교, 릴레이 단식과 선거제도 개혁

2019년 01월 29일(화) 16:27

지금 국회는 운행 정지 상태다. 고장 난 채 서 있다. 국회가 어디인가.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다. 300명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전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다. 국가의 근본 골격인 우리 헌법에 규정된 내용이기는 해도, 정말 대단하고 엄청난 권한이요 지위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일반 국민에 비해서 200가지 특권이 따른다고 한다. 
그 수많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일일이 헤아릴 수도 없고 열거할 수도 없다. 법대를 나오고 정당에 몸담기도 하고 선거에 뛰어들기도 하고 지금도 국회출입을 상시로 하고 있는 국회출입기자이지만, 국회의원 특권을 죄다 말해 보라고 하면 열 개 안팎이나 셀 수 있을 것 같다. 일반 국민들은 국회의원은 아주 높은 사람이로만 알 수밖에 없다.
제1 야당 자유한국당은 손혜원 부동산 투기사건을 ‘손혜원 랜드 게이트’로 명명(命名)하고 상임위 소집과 특검·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면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고 하면서 민생 법안 등을 다룰 2월 국회에 참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국회 본관 현관인 로텐더홀에서 소속 국회의원들이 5시간 30분씩 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다. 5시간 30분씩 릴레이 단식에 대하여 말이 많다. 한국인 평균 식사 시간은 5시간인데, 30분 늦게 식사 하는 딜레이 단식, 웰빙 단식, 웰빙 다이어트, 가짜 단식, 단식쇼라고 야당에서 조롱하기도 했다. 
지난 해 12월에 3일부터 25일까지 23일 간 목숨 걸고 진실 되게 단식한 나의 눈으로 보면, 이것은 단식이 아니고, 농성도 아니다. 단식은 힘없는 약자가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알리고 그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절박한 선택이다. 건강을 상할 수도 있고, 관리를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비장한 수단이다. 단식을 5시간씩 교대로 하든, 10시간씩 릴레이로 하든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된 것은 없다. 국민들의 상식과 관례로 보면, 릴레이 단식이든 동조 단식이든 단식 이름을 붙이려면 최소한 24시간, 1일은 단식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1일 단식, 5일 단식 등 날짜로 부르고 있다. 
2014년 8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단식을 했을 때, 나는 ‘국민단식 1일’을 한 기억이 있다. ‘손혜원 사건은 최순실 사건 보다 더 질이 좋지 않은 내용’이라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 궤변과 합리화를 위한 쇼를 할 것이 아니고 깨끗한 인정과 처벌을 받겠다고 해야 한다. 문화재 보호와 목포 지역 발전, 도시재생사업을 위하여 했다는 손 의원 말대로 하면 손 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고발이 아니고, 국가 훈장을 주어야 할 일이다. 
국회에 파견 나온 판사 등에게 자기 선거 사무소장의 아들의 형사사건을 부탁했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를 사임한 서영교 의원 경우는 지금 잠시 잠잠한 상태이다. 잠잠한 이유 중의 하나는 손혜원 사건에 묻혀서도 있지만, 국회에 파견 나온 판사에게 재판을 청탁한 국회의원이 여야를 막론하고 더 많이 있어서 서로 쉬쉬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종의 관행이라고는 하지만, 사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사법부의 수장인 양승태 대법원장도 구속시킨 마당에 국회의원들이 사법농단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으니, 국민들 눈에는 어안이 벙벙하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절망감이 앞선다. 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구속시키고, 전직 대법원장까지 구속시킨 일은 혁명정부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촛불혁명, 촛불민심을 받들어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혁명을 실행하고 있다.
손혜원 사건은 무슨 말로 둘러대도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사건 임에 틀림없다. 지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많은 세월이 흘러가도 정권이 바뀌면 재조사되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 국민은 모르는 것 같아도 무섭게 지켜보고 있다. 촛불혁명을 통하여 더욱 깨어나고 더욱 행동하는 민주시민이 되었다.
민주국가의 가장 중요한 민심의 반영, 주권행사의 왜곡 없는 국회 구성과 국정운영을 위한 선거제도인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위하여 지난 해 12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민중당, 우리미래 등 7개 정당과 촛불혁명을 이끌었던 570여개 시민사회단체(정치개혁공동행동)이 투쟁했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일간 단식했고, 아무런 힘이 없는 나도 23일간 단식했으며, 드디어 12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5당 원내대표가 2019년 1월 중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는 합의했다. 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 합의가 물 건너가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거대 양당 패악질의 극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세상은 단순하지가 않다. 국회도 간단하지가 않다. 우리 인생도, 정치도 변화무쌍하고 불확실의 연속이다.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할 뿐이다.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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