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이 외려 걱정인 마늘 농가…道, 수급안정대책 대정부 건의 1973년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 재배면적 늘고 생장속도도 빨라 생산과잉으로 수급문제 불보듯 재고 처리 등 선제적 대응 필요

2020년 02월 25일(화) 15:51

마늘 농가에서 농부들이 마늘 순 올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 월동작물인 마늘은 늦가을 벼를 수확한 뒤, 파종해 이듬해 초여름 출하하는 작물이다.

마늘과 양파 등 월동작물 재배 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유난히 따뜻한 겨울 날씨 탓에 생장속도가 예년보다 빠르면서 웃자람까지 보인다.

올해 1월 전국 평균 기온은 영상 2.8도로 기상청이 관측망을 전국 곳곳으로 대폭 확충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으며, 강수량 역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렇듯 높은 기온과 잦은 강우의 영향으로 마늘·양파 등 월동작물 생장은 예년과 비교해 매우 빠른 상황이다.

이처럼 풍작이 예상되면 농가들이 기뻐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지난해 생산 과잉으로 재고 물량이 많아 깐마늘 가격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는데 올해 작황마저 좋아 생산량이 또 늘어난다면 작금의 사태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마늘 농가 사이에선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단 예감과 함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마늘은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소폭 증가했고, 겨울철 기상 여건이 좋아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판매하지 못한 마늘 저장량이 많기 때문에 재고물량 처리 등의 대책 마련도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전남도가 25일 재고 물량 처리 등 실효성 있고 선제적인 대책 마련을 정부에 건의했다.

특히 전남지역 주요 재배품종인 남도종의 경우 농협 재고량이 5천t 가량 쌓여 있어, 재고량이 4월까지 소진되지 못하면 가격이 더 하락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수확기(5~6월) 이전 정부 차원의 마늘 가격안정 대책 마련 등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현재 저장중인 재고량 가공지원 등 소진 대책과 함께 올해산 마늘에 대한 정부 비축수매 확대, 시장격리, 수입산 관리 강화와 같은 실효적인 정부차원의 종합대책을 요청했다.

김경호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농산물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되고 마늘 가격도 많이 하락했다”며 “마늘 수확기 이전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부에 조속한 대책 마련을 건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2월 넷째 주 기준 깐마늘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거래가격은 ㎏당 3천 900원으로 지난해 대비 31%, 평년 대비 41% 하락했다.

더욱이 남도종 마늘의 경우 매운 마늘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 패턴의 변화로 산지 가격이 1㎏당 800원~1천400원 수준에 거래되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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