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넘쳐나는 환자, 병상 확보가 관건

2020년 03월 02일(월) 16:12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엄청나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지만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수도권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심상치않은 조짐이다. 2일 0시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4천명을 훌쩍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26명에 이른다.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확산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대구에서는 지금까지 병상 부족으로 입원을 기다리다 사망한 사례가 속출했다. 제때 입원만 했더라면 살았을 수 있는 환자가 숨지는 일이 또 벌어지면 안 된다. 그러려면 병실을 추가로 확보하고, 특히 넘쳐나는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모자라는 병상은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당국은 심각한 병실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모든 확진 환자를 입원시키게 돼 있는 현재의 의료체계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새로운 의료체계에서는 확진 환자의 중증도를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 등 4단계로 나누고 중등도 이상 환자만 병원에 입원시키고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도록 했다.

생활치료센터는 시·도별로 운영되며 인근 의료기관의 의료지원을 받는다. 대구시는 곧바로 2일부터 중앙교육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했다. 이 센터는 경북대병원로부터 의료관리를 지원받는다.

새로 바뀐 코로나19 의료체계는 중국의 임상 결과도 반영됐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중국에서 확진자의 19% 정도만 중증으로 악화하고 나머지인 80% 이상은 경증으로 끝난다는 임상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이 병실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은 시의적절했다. 지금은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한발 늦은 신중함보다 한발 빠른 신속함이 더욱 필요한 때다. 다만 중증도 분류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기구도 신속하게 만들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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