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사태, 극복할 수 있다

2020년 03월 04일(수) 16:11

일명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루에 수백명씩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국민들은 극도로 예민해져 가고 있다. 의도하지 않았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되면서 일상생활이 깨지고 자영업자들은 생계조차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대구에서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이 마스크를 사겠다고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서는 일이 있었으며, 달서구청의 한 직원은 양성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자가격리에서 이탈,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러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국립발레단의 한 발레리나는 자가격리 중 일본여행을 갔고, SNS에 버젓이 여행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접촉자나 의심 환자로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통고를 받으면 유증상자를 마지막으로 접촉한 날로부터 14일 동안 집에 머무르면서 방역당국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14일을 참지 못하고 제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 당국이 하나하나 감시할 수 없는 노릇이라 전적으로 당사자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아울러 증상이 있는데도 검사나 병원 이송을 거부하는 행위,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 각종 마스크 공급을 둘러싼 불법 행위, 이러한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집단 모임을 갖는 행위 등은 사태 해결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 증상이 의심되면 자발적으로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경우에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전국의 의료진들이 자원해서 대구·경북지역으로 들어갔고, 대구·경북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쏟아지고 있다. 광주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는 대구지역 환자들을 위해 병상을 지원하겠다고 나섰고,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보다 못한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서로를 배려하면서 고비를 넘겨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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