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은발(銀髮)의 현역이 더 행복하다

2020년 09월 09일(수) 17:31

세계 최고 고령화 국가인 일본이 노인 기준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하는 나이(생산 가능 연령)를 연장해 일손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막고 연금 지급 시기도 늦춰 국가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단안이라고 한다.
우리는 일본보다 고령화 수준이 아직은 낮다고 하지만 속도는 분명 더 빠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간 생명의 연장으로 노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에게는 일이 있어야 하고 건강도 필요하다. 노후생활을 풍요롭고 즐겁게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가 빠른데도 고령 친화산업의 진전은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고용 없는 성장으로만 일관해 왔다. 청년 일자리 부족, 중장년층 조기 퇴직,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으로 인한 노인 일자리와 복지 문제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의학의 발전은 ‘100세 시대’로의 세상을 진입시켰다.
2050년경 한국은 전체 소비자 3명 중 1명은 노인일 정도로 노인이 막강한 소비주체로 떠오르게될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국가 성장의 기반이 청년층에서 노년층으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꾸준한 고령자 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실버산업 수준은 국내 총생산(GSP)의 5.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독일, 일본에 비해 우리는 실버산업의 발걸음이 매우 느리다.
지금의 추세라면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되는데 10년 밖에 안걸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올해를 정점으로 급속이 내리막길을 걷게된다. 고령화 속도는 일본보다 빨라 고령인구 비율은 2060년대에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한국은 노인들이 나이 먹어서까지 일을 많이 하는 이유는 노후 보장 체제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45세가 되면 정년퇴직한다는 ‘사오정’이나 56세까지 회사에 남아있으면 도둑이라는 뜻의 ‘오륙도’는 일본의 경우와는 전혀 무관한 예다.
나이가 많은 전문가들은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나 모습만 봐도 어디에 이상이 생겼는지 금방 알아내기 때문에 기계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매우 가치있는 노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요즘은 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할 나이인데도 취업을 못한 자식의 생계까지 책임지느라 퇴직 후 이런저런 일자리를 전전하는 중산층 노인도 많다.
그러나 일하는 노인의 증가는 평균수명 80세 시대로 접어든 고령화 사회의 필연적인 추세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불과 10년 후인 2026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노년은 아무도 피하지 못하는 모두의 절실한 현실이다. 이제 일하는 노인의 증가는 평균 수명 80세 시대로 접어든 고령화 사회의 필연적인 추세다. 지금부터라도 풍부한 직업 경력과 인생 경험을 터득한 노인들이 생산적 활동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청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어울려 일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년층의 고용을 막는 장벽이 없어져야 한다.
고령자의 재취업은 삶의 의미문제, 사회활동의 촉진, 노년기의 소득 보장이라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의미를 부여한다. 지금 이 나라의 고령자(65세~79세)의 42.7%가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노인들이 손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고용정보 시스템부터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늘어나는 기대수명 등을 반영해 우리나라도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 상향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빠른 고령화에 따른 경제·사회적인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발의 현역’이 더 행복한 이유일 것이다. 노후는 먼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