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17일 전남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 민주평화대행진을 하고 있다. |
민간행사의 중심인 5·18 전야행사는 '무대와 관객'이라는 구조의 벽을 허물고 항쟁 중심지 금남로에서 광주시민들과 만난다.
'푸른눈의 시민군'을 향한 명예시민증 수여식, 12·3비상계엄과 시민 저항 정신을 되짚는 민주주의 학자들의 학술 포럼 등이 준비됐다.
11일 제45주기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에 따르면 이달 한 달 동안 광주 곳곳에서 행사위가 주관하거나 행사위와 협력·공모를 통해 진행되는 다양한 5·18 계기 행사가 열린다.
'아! 오월, 다시만난 오월'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는 12·3 비상계엄 이후 광장에서 모였던 민주주의 열망을 5·18 광주가 이어가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행사위는 5·18 하루 전날인 17일 오월시민난장, 민주평화대행진, 전야 행사 등 '오월광주, 민주주의 대축제'를 꾸린다.
지역 극단이 참여해 5·18을 되돌아보는 거리극을 펼치고 국가폭력·재난참사 희생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 속 등장인물들의 시점에서 5·18을 체험하는 '소년의 기억' 행사도 마련됐다.
시민 공모로 열리는 42개 사업과 전국광역시·도 14개 지역에서 펼쳐지는 청소년 기념행사, 청년 기획사업, 협력사업도 진행된다.
민간행사의 꽃인 전야제가 열리는 무대는 그간 진행돼온 전일빌딩245 앞 삼거리에서 금남로 4가역 교차로로 옮겨진다. 교차로 한복판에 무대를 설치, 일방적 무대가 아닌 4면을 활용해 중심으로 모여 서로를 마주 보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는다.
환영의 대축제, 민주주의 대축제, 빛의 대축제 등 3부로 꾸려진 전야제는 광주시민과 예술인 단체들이 총출동한다. 오월어머니들의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과 '맨발의 보컬리스트' 가수 이은미의 공연도 함께한다.
5·18 당일 오후에는 5·18민주광장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민주대성회를 연다. 행사는 1980년 5월23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재현, 각계각층 시민들의 의견수렴·자유발언 공간을 마련한다.
민간행사 외 다방면에서도 오월영령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진다.
광주시는 오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푸른눈의 시민군' 데이비드 돌린저(David L. Dolinger·72·한국명 임대운)의 명예 광주시민증 수여식이 진행된다. 수여식 이후에는 돌린저가 당시를 회고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하는 특강을 진행한다.
5·18기념재단은 15일 오전부터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광주민주포럼을 진행한다. '2025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로?'를 주제로 열리는 포럼에는 국내외 민주주의 학자들이 모여 12·3비상계엄 당시 시민들의 저항 정신, 상설 의제인 '이행기 정의' 등을 논한다.
이밖에 오는 17일 오전 10시 5·18민주묘지에서 5·18 45주기 추모제, 20일 오후 3시 광주 북구 무등경기장 일대에서 45년 전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거리로 나선 택시기사들을 기리는 '민주기사의 날' 행사가 열린다.
5·18 45주기는 27일 오후 5·18 열흘 간의 항쟁 마지막 순간을 기리고 산화한 열사들을 추모하는 행사 '부활제'로 끝을 맺는다.
이슬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