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과연 더 좋을까?…해외 식ㆍ의약품 구매 '주의'

2014년 07월 27일(일) 18:08

해외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거래되는 '직구(직접구매)' 식품과 의약품 등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세관을 통해 수입된 해외 인터넷 쇼핑은 약 500만 건에 4억8000만 달러 규모로 이 중 건강기능식품은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해 전체의 14%인 67만여 건을 기록했다.

◇美 건기식, 70% FDA 규정 '위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해외 식ㆍ의약품 중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뉴욕주의 일간지인 '뉴스데이(Newsday)'는 지난해 7월 미국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의 70%가 지난 5년간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제조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멀티비타민, 미네랄 영양제, 다이어트 보조제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은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아 슈퍼마켓에 진열된 식품처럼 쉽게 고를 수 있다. 한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은 관련 법률의 적용을 받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일부 의약품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기도 한다. 실제로 식약처가 지난해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한 발기부전치료제 등 4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주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거나 원래 함량보다 2배 이상 검출되는 등 문제가 발견됐다.
약사들은 "선진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이라고 모두 신뢰할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면 위험할 수 있어 정식 수입절차를 밟은 약을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해외 유명 제약업체의 국내 법인 관계자는 "약은 복약 지도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해야 하는데 불법 경로로 수입된 의약품은 본래 용법이나 복용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 해외 직구 자제한 '10가지 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지난 5월 식품으로 사용 금지된 해외 식품의 구매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독성이 있어 수입과 유통이 금지된 위해 식품은 ▲네팔산 석청 ▲푸에라리아 미리피카(태국산 칡) ▲센나 ▲통캇알리 ▲마황 ▲쓴쑥 ▲요힘베 ▲컴프리 ▲에키네시아 ▲아파니조메논플로스아쿠아(AFA) 등이다.
석청은 네팔에서 채취할 수 있는 벌꿀로 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해외여행객들이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명현 현상이나 저혈압, 구토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태국산 칡'으로 불리는 '푸에라리아 미리피카'는 여성의 가슴이 커진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에 불법 판매됐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과다 분비되면 자궁 비대, 유방 확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인터넷에서 '말레이시아 인삼'으로 불리며 당뇨, 신경통, 정력 증진, 항암, 변비 등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팔리는 통캇알리는 안전성 문제 때문에 미국, 유럽 등에서는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식품들은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수입은 할 수 없지만 해외 직배송 쇼핑몰 등을 통해 일부 판매돼 구매 전 표시사항을 확인하는 등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